설계부터 건조·운항까지 '탄소제로'…한화오션 '무탄소 선박' 시장 연다전 생애주기 '탈탄소 밸류체인' 제공…친환경 선박개발 집중
탄소포집부터 추진체계·건조과정 넘어 스마트십플랫폼까지…무탄소솔루션 완성
한화오션이 ‘무탄소’ 선박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선박의 설계부터 건조, 운항까지 모든 생애주기에 걸쳐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탈탄소 밸류체인’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탈탄소 밸류체인’은 선박의 설계부터 건조, 운항까지 모든 생애주기에 걸쳐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솔루션이다.
인류의 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점점 심각해지며 이에 따라 이상 기후 등 기후 변화도 심각하다.
우리나라만 보아도 6월 일 최고기온 30~39도를 기록한 지역들이 잇따르며, 전국 곳곳에서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이는 평년 기온인 21~22도보다 약 11~17도를 웃도는 수치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는 매년 ‘가장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은 주요 요인으로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점을 꼽았다.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경우, 비열이 크고 밀도가 높아 대기보다 약 1천 배 많은 열을 함유한다. 즉, 지구의 온도를 결정하는 것은 바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다는 온도뿐만 아니라 자정작용을 위해 탄소도 흡수한다.
자정작용은 자연 생태계에서 인간이 어떠한 특별한 행위를 하지 않아도 공기나 물에 포함되어 있는 오염 물질이 스스로 정화되는 능력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바다는 인류가 공기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30~40%를 흡수하며, 이는 숲이나 녹지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라 밝혔다. 즉, 바다는 기후 위기 해결과 탄소 중립의 중요한 열쇠를 지닌 곳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탈탄소 기술이 적용되어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운송 부분 중에서도 전 세계 교역량의 90% 이상이 해상으로 운송되고, 이산화탄소 전체 배출량의 3% 가까이를 해운업이 차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해운업에는 탈탄소를 위한 신속한 변화가 요구되며, 세계는 해운업의 탄소 중립(Net-Zero)을 위해 다양한 규제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탄소로 인한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며, EU와 국제해사기구(이하 IMO)는 해운업의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2050 Net Zero’를 선언한 바 있다. 이는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국제해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 감축으로 설정한다는 내용인데,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 측정 및 배출 기준, 그리고 범칙금과 같은 경제적 페널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에 대비하고자 세계적으로 단계적 연료 전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화석 연료가 아닌 LNG나 암모니아, 연료전지 등 더욱 친환경적인 연료를 사용하여 탄소를 저감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박은 그 구조와 기술의 난도 상 연료만 바꿀 수 없다.
‘선박’이라는 것은 수십만 개의 부품과 공학적 지식이 집약된 종합 예술품이다. 모든 부품과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며,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박의 연료 전환은 연료를 저장하는 탱크와 연료가 순환되는 배관의 재질 역시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게다가 연료의 변화는 추진 체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경유로 운용되는 자동차와 휘발유로 운용되는 자동차의 추진 체계 및 구조가 다른 것과 유사하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선박의 고유한 High Performance를 낼 수 있도록 호환하고, 더불어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한 솔루션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친환경 선박의 선두 주자 한화오션이 저탄소부터 무탄소까지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시하여 조선/해운업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저탄소 솔루션’을 제시 및 적용하고 있다.
먼저 이탄화탄소 포집/저장 기술(OCCS)이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선박이 운항할 때 배출하는 엔진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만 포집하여 저장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선내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한계가 있으나, 한화오션의 선상 탄소 포집·저장 장치는 업계 대비 크기도 작고 에너지 사용량이 적다.
이로인해 활용도가 높고 공간 효율도 뛰어나 활용 공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에너지 사용량도 적으니 경제적이다. 이 기술로 1년 동안 항해하는 선박의 이산화탄소(시간당 1,000kg 기준)를 포집하면, 약 240만 평의 소나무 숲을 조성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탄소를 포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진력을 보조하여 연료 사용을 저감하는 기술들도 주목할 만하다. 가장 대표적인 추진 보조 장비가 바로 ‘로터세일’이다. 이 로터세일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맞춰 회전하는 대형 원통인데, 이를 활용하면 운항 연료의 6~8%가 절감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로터세일 시제품을 개발·제작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 DNV 선급 기본 승인을 획득하는 등 그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로터세일 외에도 추진을 보조하는 기술로 공기윤활장치(ALS)와 축발전기모터시스템(SMG)이 있다. 물속에서 활동할 때, 물 밖보다 움직임이 둔한 것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강한 부착력을 가지는 물의 특성 때문인데, 선박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러한 저항 요소는 추진을 방해하여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하게 되고, 배출되는 탄소 역시 늘어난다. 공기윤활장치(ALS)는 이러한 마찰을 줄여 추진력을 얻는 기술로, 선박 바닥에 공기를 분사하여 물이 닿는 면적을 감소해 추진을 보조한다. 이렇게 되면 마찰 저항이 줄어들어 추진이 수월해지고, 추진을 위해 사용되는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축발전기모터시스템(SMG)는 운항 중인 선박의 추진 엔진을 활용한 기술이다. 선박 운항 시, 추진 엔진이 가동되는데 활발히 움직이는 엔진의 회전력을 모터로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별도의 발전기 가동률을 줄여 연료비 절약은 물론, 탄소와 황산화물 같은 유해 물질 발생을 저감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재액화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액화천연가스(이하 LNG)는 선박으로 장시간 운송하는 과정에서 자연 기화가 일어나는데, 기화 시 그 부피가 액체 상태일 때보다 약 600배 증가한다. 기화는 액체 상태의 물질이 기체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손실의 문제와 더불어 저장 탱크에 압력과 부하가 가해지기 때문에 안전 문제도 발생한다. 이 기화된 LNG를 태우거나 연료 가스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또다시 탄소가 발생한다. 재액화 기술은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화된 LNG를 다시 액화하여 저장해 손실을 줄이고, 증발 가스의 소각과 대기 배출을 방지한다.
국내에서는 해당 기술을 유럽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한화오션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국내 최초로 개발부터 실선 적용까지 진행한 바 있다.
연료전환 시대인 요즘, 탄소배출 관점에서는 궁극적으로 선박 운항과 직결된 추친 체계가 가장 치명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연료를 소모하는 엔진과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장기적으로 본다면 친환경 추진 체계를 개발하는 것은 해운업 탈탄소를 위한 가장 큰 숙제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이런 추진 체계뿐만 아니라 운항까지,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무탄소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electric power storage system, ESS)을 중심으로 추진체계 모델을 개발 중이다.
더불어 선박의 보조 발전 장치로 수소연료전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를 장착하여 무탄소 전동화 실현에 다가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적으로 이런 무탄소 체계와 건조 과정을 거친 선박에 한화오션의 ‘스마트십플랫폼(HS4)’ 시스템을 적용하면, 건조부터 항해까지 완벽한 무탄소 솔루션이 완성된다.
추진 체계뿐만 아니라 연료 전환 흐름에 따른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구축하고자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LCO2C), 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새로운 친환경 선박 개발 역시 진행 중이다. 더불어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중장비와 건설 현장 등, ‘친환경 야드’ 구축을 통해 선박 건조의 전 과정에서도 탈탄소를 도모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이런 무탄소 체계와 건조 과정을 거친 선박에 한화오션의 ‘스마트십플랫폼(HS4)’ 시스템을 적용하면, 건조부터 항해까지 완벽한 무탄소 솔루션이 완성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탄소 포집부터 추진까지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시함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저탄소를 넘어 ‘무탄소’를 이뤄내고자 집중하고 있다"며 "그간 쌓아온 친환경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저탄소 솔루션과 함께 ‘무탄소’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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