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커지는 복합재난…"재난과학 활용 데이터 기반 통합관리 필요"[2024 건설분야 재해대응 국회포럼]
개념적 관점 벗어나 구체적 솔루션 요구 모니터링·AI분석 등 재난 저감기술 고도화 정보기반 의사결정 통해 대응관리 목소리
옹벽·축대 내진설계 의무화법 제정 촉구도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이 연쇄적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재난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재난과 재해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개념적이거나 정성적인 관점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실질적 솔루션으로 재난과학(Disaster Science)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국회의원실과 한국저영향개발협회(회장 최경영)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2024 기후위기 시대, 건설 분야 복합재난·재해 대응 방안 국회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기후위기 시대의 건설분야 복합재난 동향과 대응방안을 살펴보고 경제성을 감안한 극복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형복합재난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이 연쇄적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명, 재난, 기반시설 마비 등 피해가 극심해 범부처의 통합적 대응이 필요한 재난을 말한다.
일본 센다이 지진·해일발생으로 인한 후쿠시마원전 붕괴와 같이 복합재난은 동시성, 연속성, 확산성, 복합화, 대형화하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재해는 바람, 홍수, 해일 등 여러 원인에 의해서 발생되며, 개별 재해들은 각기 다른 데이터와 해석모델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되고 있다.
남부현 경희대 교수는 '기후위기 시대 복합재난 대응 동향 및 저감기술 필요성'을 주제로 발제했다.
남부현 교수는 재난관리 프로세스 4단계인 고빈도·고해상도 센싱 및 모니터링 기술을 통한 준비단계,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활용한 정확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대응단계,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으로 복구에 나서는 복구단계, 지속가능하고 회복가능한 인프라 시스템을 통한 저감단계로 제시하며 복합재난 관리기술의 미래 방향성을 설명했다.
남부현 교수는 "중국에서는 이번 폭우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인 둥팅호의 제방이 붕괴돼 인근지역이 온통 물바다가 되는 등 현재 전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다양한 복합재난·재해의 진통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또한 매년 복합재난으로 인해 많은 인명과 건설 인프라의 피해를 보고 있다"며 복합재난의 예방을 강조했다.
박민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복합재난에 맞는 토류구조물 설계기준'에 대한 발제를 통해 폭우, 하천수위와 지진하중에 대한 저항력 측면에서 토류구조물의 설계기준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박민철 연구위원은 "현재 시공돼 공용 중에 있는 토류구조물은 시특법(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지만, 일부 3종 시설물 또는 사유지, 개인 소유의 토류구조물에 대해서도 관리 사각지대가 없도록 확인하고 대형재난 또는 복합재난이 발생되지 않토록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예·경보 시스템은 센서와 통신, 전력공급에 대해 많은 첨단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국가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도종남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복합재난에 대비한 토류구조물 유지관리'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복합재난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방침과 미래 방향을 소개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을 예측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기상 정보와 연계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며,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긴급 복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도종남 수석연구원은 "성공적인 대응을 위하여 매년 재난 대비 긴급 기술지원단을 재난 유형별로 본사 관계부처와 내부의 도로교통연구원 전문가들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복합재난 및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재난 대응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경영 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은 '경제성을 감안한 복합재난 극복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기후위기로 인해 복합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일정 높이 이상 옹벽이나 축대는 내진설계를 의무화 하는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경영 회장은 "우리나라는 70% 가까운 산지로 이뤄져 있고, 대부분의 새로운 개발 행위는 이러한 경사지에서 이뤄진다"면서 "아파트 중 5m, 10m 이상 옹벽도 쉽게 찾아볼 있으나 이러한 벽이나 축대에 내진설계를 해야한다는 법조항은 찾아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경영 회장은 "태풍이나 장마에 의해서 비가 많이 내린 상태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라며 관련법 제정을 촉구했다.
주제 발제에 이어 남부현 경희대 교수의 사회로 박민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도종남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수석연구원, 송영갑 서울연구원 재난안전센터장, 유경석 동아경제 대표, 우성우 행정안전부 지진방재정책과장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송영갑 서울연구원 재안안전센터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안전관리 정책은 예측과 예방 중점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종·복합 잠재위험을 발굴하고, 취약성을 평가하고, 위험요소를 저감할 수 있는 완화사업을 수행하는 예측․예방 중점 체계로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경석 에코리본유니언 수석PD(동아경제 대표)는 "기후위기로 인한 복합 재난의 증가가 예견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어느 때보다 소위 전문가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가 절실하다"면서 "이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닥쳤을 때, 전문가 진단과 대응방안은 절대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성우 행정안전부 지진방재정책과장은 "지진대책법에 따라 건축물, 도로‧철도시설물 등 33종의 기존 공공시설물에 대해서 내진보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옹벽 등에 대해서도 내진설계기준을 관할하는 국토부의 요청과 실질적인 협조가 있다면 행안부에서는 지진대책법 상 관리 대상 추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식 국회의원은 "우리나라는 거의 매년 태풍, 홍수, 산사태, 포항지진, 선박사고, 해양기름유출 등 많은 재난을 겪고 있다"면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복합재난을 예방하고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이나 필요한 법률 재개정 사안이 있으면 적극 나서서 우리나라를 기후위기 대응의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4 기후위기 시대, 건설 분야 복합재난·재해 대응 방안 국회포럼'에는 이상식 국회의원, 최경영 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 오종극 한국폐기물협회 회장, 두진문 한국탄소중립녹색성정협의회 의장,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김종학 국토교통연구인프라운영원장, 김낙영 제15대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회장, 유승경 한국지반신소재학회 회장, 임지열 고양시정연구원 탄소중립지원센터장, 정휘철 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프로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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