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지진 안전지대서 벗어나…옹벽·축대 내진설계 의무화 시급"[interview] 최경영 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
"여러재난 중첩된 복합재난 기후변화로 발생확률 높아져 사면 등 내진설계 법제화 필요"
"최근 지진발생이 거의 없었던 전북 부안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만약 전북지역에 강우가 집중됐던 7월 2째주 지진이 발생했다면, 상상하기 힘든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최경영 한국저영향개발협회 회장은 '기후위기 시대, 건설 분야 복합재난·재해 대응 방안 국회포럼'에서 "기후위기로 인해 아주 높은 확률로 복합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같이 밝히고 "일정 높이 이상의 옹벽·축대에 대해서라도 내진설계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지진대를 빗겨나 일본과 같은 큰 지진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고,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시키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재난의 경향을 보면 이전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재난이 중첩돼 나타나는 복합재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피해는 단일 재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가장 대표적인 복합재난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다. 이날 오후 2시 46분경 일본 해저의 태평양판과 북미판이 충돌하면서 와테현에서 아바라키현에 걸친 400km 지역에 지진과 함께 8.5m 높이의 쓰나미가 덮쳤다.
이런 결과 후쿠시마 도쿄전력의 원전에 전기 공급이 중단돼 원전이 폭발했고, 이로 인해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면서 현지 어업, 농업, 축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의 방사능 물질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했다.
"우리 주변의 아파트를 보면 5m, 10m 이상 옹벽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옹벽이나 축대에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는 법 조항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 태풍이나 장마와 함께 지진이 발생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나라는 70% 가까운 면적이 산지로 구성돼 있고, 개발행위는 경사지를 깎아 주택단지나 도로, 철도, 산업단지 등을 조성하게 된다. 이런 결과 많은 사면과 옹벽, 축대가 조성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아파트, 주거지역에서 높은 축대나 옹벽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7월 30일 부산 금정구의 11m 높이의 옹벽이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새벽시간이라 주민들이 아파트에 머물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자칫 끔찍한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지진의 강도와 위험성을 고려할 때 많은 사람들이 집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건축물에 대한 내진기준이 필요하다.
하지만 옹벽, 축대, 사면 등에 대한 내진설계 의무화는 많은 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돼 고려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양한 복합재난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달리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극복은 세계인 모두가 함께 직면한 문제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펼친다면 학자들과 기업들은 합당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할 것이고, 우리나라를 기후위기 대응의 선진국으로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프로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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