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동해안 계통부족 이유로 재생에너지 신규허가 ‘원천 금지’
구글 등 공급사 RE100요구 본격화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요청 받아 김성환 "대한민국 산업 말라죽일판 발전금지 대신 ESS 보급·수요분산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을)은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구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주요 공급사들에게 2029년까지 RE100(Renewable Energy 100%) 이행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재생에너지 이행 압박이 더욱 앞당겨지고 구체화되고 있는데, 정부는 호남과 제주의 재생에너지 신규허가를 가로막는 ‘재생에너지 포기 정책’으로 대한민국 산업을 말라죽이려 하는가”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성환 의원은 최근 구글이 주요 하드웨어 공급사들의 협조 하에 2029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로 부품을 납품받겠다고 선언했다면서, “구글이 요구한 대상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되어 있음을 구글과 양 반도체사 모두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모두 이미 RE100에 가입하고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할 것을 약속했지만, 2024년 현 시점의 재생에너지 전환률은 25%에서 30%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이미 2030년까지 공급망 RE100을 선언한 애플에 이어 구글과 같은 ‘큰손’이 RE100 조기이행 요구에 합류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을 향한 RE100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을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해외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재생에너지 속도조절’을 외치며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에너지정책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산업부는 ‘계통포화 해소대책’이라는 명목하에 지난 9월부터(일부는 5월 말부터 적용) 호남, 제주, 경북, 강원 일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재생에너지 발전허가를 2031년 말까지 무려 7년이 넘도록 금지하겠다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렇게 장기간, 광범위한 구역에 대해 신규 재생에너지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정책은 전세계적으로도 찾을 수 없는 예”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계통포화 해소대책에서 ESS연계나 제어조건부 연계 등의 대안을 언급했으나, 실제로는 다른 대안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예산 배정은 없는 채로, 전면적인 재생에너지 허가중단만 시행한 것이 확인됐다. 김 의원은 “ESS 설치 지원이나 계통 안정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등한시하고, 발전사업 허가 금지라는 정부 입장에서 손쉬운 방법만을 택한 것”이라며, “이는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경쟁력 전체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한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말 COP28에서 ‘재생에너지 3배 서약’에 동참한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계통포화대책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위반하는 일관성과 신뢰성을 저버리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하겠다고 설정한 72GW 목표 역시 '재생에너지 3배' 서약에 부족한 목표”라면서, “호남과 제주에서 신규허가 금지는 부족한 목표마저도 달성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신랄하게 질타했다.
이날 정부의 허가중단 조치의 피해자인 정은진 빛고을시민발전협동조합 이사장도 참고인으로 참석해 윤석열정부의 계통포화 대책에 대한 비판에 힘을 보탰다. 정 이사장은 광주광역시에서 공공기관 옥상·주차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시민참여 태양광 발전사업을 준비하다가 사업 추진이 좌절된 사정을 전달하며, “이대로는 광주광역시 탄소중립 계획 이행은 불가능해졌다”고 호소했다.
김성환 의원은 “언제 끝날지 기약 없고, 탄소중립 시대 납득도 어려운 '발전금지' 포화대책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에 유예기간의 추가 부여와 함께, 배전망 ESS 보급계획 등 중·단기적으로 계통유연성 확보에 해결이 될 수 있는 대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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